#3957 · Apr 24 2022, 22:45 · 6930 Views

여행 첫날 아침 가이드님이 오신다는 소식에도 다들 무덤덤하다.
말 없이 살며 무뚝뚝하기만 했던 우리 가족 + 초딩 단짝 베프
서로 친하지 않은 서먹한 조합과 분위기에 더해 대표 꼰대들로만 구성된 채 어쨌든 여행은 시작되었다.

분위기가 싸늘한 속에 호텔로비에서 가이드님과 형식적인 첫인사를 하고 출발!!!
무엇이든 무관심하고 무뚝뚝한 우리들의 수준을 보여준다.

가이드님은 이동을 하며 성함은 브라이언=브라우니=브니라고 자기소개부터 하신다. 재치있는 입담과 자료(?)에도 시종일관 무뚝뚝하게 반응하는 꼰대들...
이 싸늘한 분위기를 4단기어로 조련하신 갓!브니님은 능숙한 베테랑임에 틀림 없었다.

1단계 – 공감유발, 맞춤형 족집게 교육

과하지 않으면서 재치있는 입담 + 핵심답안 암기학습까지 가족 개개인별 분위기에 따라 적절하게 변형하시며 공감을 이끌어 내는 능력에 감탄을 거듭한다.

재치있는 입담이 있기에 설명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고, 재미가 있다. 핵심답안 반복 학습으로 족집게 고액 과외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성비, 가심비를 다 채워주는 만족감이 든다.

졸리운 사람에게는 질문과 대화를 하며 참여를, 적극적인 사람에게는 대화, 퀴즈, 칭찬으로 업된 분위기를 더욱 절정으로 상승시키는 퍼포먼스(?)로 전원공감을 이끌어 내는 치트키를 가진 능력자다. 어느새 귀 기울이고 한마음이 된 우리 가족~ 평소 무뚝뚝함은 온데간데없고 생기 가득하다. 우리 가족의 이런 모습은 새롭다.

2단계 – 갓브니님 : 치밀한 준비와 무한 배려

브니님의 설명에는 없는게 없어보일 정도로 치밀하게 준비된 자료(?)들이 함께 하기에 이해가 쉽고 기억도 오래 가고 흥미를 유발시킨다. 여기에 재치있는 입담과 재미있는 설명까지 곁들이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
평가 : 브니님의 치밀함은 스릴러가 없는 알프레드 히치콕이다.

관광지를 이동할 때마다 즐기는 법들에 대한 팁을 제공하시고 다양하게 즐기도록 불편 없게 해주시는 배려심은 이동하는 여행지마다, 휴식시간마다 추가되는 제안, 봉사에 여러번 감동하게 되어 벅찬 느낌으로 오히려 죄송스럽고 송구하다.
덕분에 몬트리올에서 유니크한 샌드위치와 베이글 맛집을 경험하는 호사를 누리고, 비교적 거리가 있는 멋진 레스토랑-모두가 인정한 캐나다 최고의 스테이크집이었습니다!!!-도 방문할 수 있어서 다들 너무 씐나고 행복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퀘벡에서 소개해주신 맛집 꾸숑덩게(프라잉피그,COCHON DINGUE)도 아주 굿초이스였어요~
가족들도 포기해버린 걷지 못하시는 고집쟁이 어머니를 항상 섬세하게 챙겨주시고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신경 써주셔서 너무 너무 죄송스럽고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또 평가 : 브니님의 배려심은 마더 데레사!!!

3단계 – 피곤, 지루함을 잊게 하는 감성마력

어느새 피곤어 쩔은 마지막 날

지친 상태에서 9시간 이상 예상되는 주행길에 비까지 내려 운치는 있지만 피곤함이 몰려온다.
서정적인 날씨 속에 진행되는 브니님의 감성 디제잉~
감성적 감동으로 가득찬 스티브 잡스의 연설, 프리젠테이션을 듣는 착각을 일으키는 브니님의 감성 넘치고 감동적인 시간이 된다.
함께 흐르는 음악은 평소 듣던 곡인데도 벅찬 감동을 더해 소름 돋는다. 말없이 맘으로 감탄을 연발한다. - 번외로 음악퀴즈(?)를 모두 맞춘 친구도 대박이었어요~
디제잉과 음악에 집중하다 보니 몇 시간이 훌쩍 지나고 어느새 이별에 대한 아쉬움이 커져온다.

4단계 – 마지막까지 악착 같이(?) 친절한 주부감성

마치 주부처럼 시종일관 여행지를 하나라도 더 소개하고자 하는 마음이 진심 느껴진다.
몸이 불편한 어머니도 동행하여 힘드실 텐데도 적극적으로 보살펴 주시고 예정에 없던 여행지 소개도 마다하지 않으신다. - 이 사람 평범하지 않다!!!(감동스ㅠ)

연속된 장거리운행으로 이쯤 되면 지쳐서 쓰러질 지경일 텐데도 마지막 순간까지도 놓치지 않고 하나라도 더 재미나고 흥미로울 수 있게 제안(?)을 해주신다. 우리는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마냥 즐겁다.
도착할 때까지 자연스럽게 흥미롭고 즐거울 수 밖에 없다!!!

브니님은 좋은 재료, 아기자기한 양념, 요리비법 치트키를 지닌 요리사와 같다.
우리는 그의 요리에 감동을 하였고 즐거움과 포만감에 가득했지만
명화, 명품처럼 늘 볼 수 있고 곁에 둘 수가 없기에 그리움으로 남는다.

우리 가족과 친구에게 평생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을 선사해주신 브니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캐나다에서 다시 뵙게 될 날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P.S.
작별 후 가실 때 많이 지치신 모습에 너무나 송구한 마음이었습니다.
여행 후기라고는 써본 적이 없지만 미흡하나마 브니님의 열정과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브니님 정말 감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