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5 · May 28 2018, 22:50 · 8866 Views

사실 패키지 여행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 가격대비 옵션 관광이 별로인데 거기에 강요까지 한다.
- 장거리 이동 시간이 지루하다.
- 너무 촉박하게 움직여서 뭘 보았는지 기억이 안난다.
- 중요 스팟에서 사진 찍을 시간만 조금 준다.
- 살 것 없는 쇼핑타운에 자꾸 데리고 간다.

그래서 그동안 패키지는 터부시해왔다.
그리고 나름 자유여행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오던 터였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밴쿠버에 놀러오신 부모님과 함께 해야하는 여행이라 나 혼자 아들과 부모님을 케어하기가 힘들고 거리도 워낙 장거리라 도저히 자유여행을 시도할 엄두가 안났다. 그래서 캐나다에서 가장 큰 한인투어인 오케이투어에 패키지를 예약했다. 별 기대 없이 그저 내 한 몸 편하자는 생각에....

그런데 여행이 시작되고 우리의 가이드 브라이언(애칭:브니)을 만나고 나서 눈이 번쩍 띄였다.
내가 걱정했던 부분들은 전부 기우였다.
패키지에 심드렁한 내게 있어 문화적 충격(?) 같기도 했고..암튼 버스 출발과 함께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가이드 show가 시작되고 있었다.

>> 브니 가이드 show(그냥 내가 붙인 이름..)란?
- 아이패드 프레젠테이션: 전반적인 캐나다 역사,정치,사회,문화 등에 대해 스타강사가 족집게 과외 하듯 빨강펜으로 설명을 하는데 내용도 충실하고 재밌고 정확해서 귀에 쏙쏙 들어온다. 그래서 남녀노소 모두가 장거리 여행을 전혀 지루해 하지 않았고 막상 여행지에 가서 그 내용을 확인하면 더 재밌게 역사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나중에는 초등4학년 아들이 "브니 삼촌! 수업 또 언제해요?" 라고 해서 모두 웃었을 정도로 아이패드 프레젠테이션 과외는 이번 여행의 백미였다.
- 브니의 포토 show :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인데 브니가이드는 직접 자신의 dsrl 카메라를 메고 모든 여행 가족들의 사진을 찍어준다. 여행지마다 가장 중요한 곳에서 모든 여행 가족들의 행복한 순간을 찍어주고 그 사진을 함께 공유하며 웃고 즐겼던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사진은 공짜고 ㅋㅋㅋ 퀄러티가 매우 수준급이다. 여행 다녀온지 1주일되는 오늘 브니 가이드님으로부터 200여장 가까운 사진 파일과 고프로 동영상까지 메일로 받았는데..진짜 울컥했다. 이거 정말 아무나 못할 일...이 분 정말 끝장이다 !!
- 브니의 뮤직 show : 모든 여행을 마무리 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뮤직 PARTY가 벌어진다는! 원래는 여행 피로를 음악을 들으며 풀라는 의도였던 것 같은데 우리 버스 안 여행가족들은 모두 깨서 음악을 즐기고 환호하고 신청곡까지 나왔었다. 4박5일의 여정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도 만들어주고 여행객들끼리 화합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준 멋진 가이드다.

후기를 쓰는 동안 또 여행갔을 때의 생각이 하나씩 떠올라 기분이 좋다.
아직도 브니가이드님께 과외받은 각종 지명, 여러 인물들의 이름이 입에서 맴돈다(썅~~플랭, 아바바바바!! 가나노끄!, 메죵~뇌브, 잭 까르~띠에.......)
남녀노소 불문하고 분명 브니 가이드님과의 여행은 즐겁다. 특히나 역사에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초등생 자녀와 함께 여행 계획을 갖고 있는 분들은 꼭 브니 가이드님과 여행 해보시길 권유하고 싶다. 아이들이 브니 가이드님에 초집중하여 부모가 편히 여행을 할 수 있는 '브니찬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

PS. 브니 삼촌! 저 건후인데요 투어 넘나 좋았어요. 최고의 가이드님 BRAUNIE! Miss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