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 · Jun 28 2017, 19:00 · 11081 Views

2주 간의 캐나다 여행을 마치고 지금에서야 행복했던 추억들을 마음의 병 속에 담고 단단히 여미는 시간을 가질까 한다. 토론토-킹스턴-오타와-몬트리올-퀘벡시티-나이아가라를 돌았던 숨 가빴던 1주일, 그리고 몽턴과 PEI에서 지낸 여유로운 1주일. 그 중 이 자리를 빌려 내가 말하려는 추억은 OK 투어 브라우니 가이드 님과 함께 했던 그 숨 가빴던 1주일이다.

지금 여기에 후기를 쓰면서 이런 말을 하면 조금 웃기지만, 사실 나는 패키지 투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바쁘게 찍고 찍는 식으로 다니는 여행에 대해 딱히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캐나다를 가면서 패키지 투어를 선택했던 이유는 혼자 여행하는 입장인데 운전 면허가 없고 캐나다에서 도시 대 도시로 이동하는 교통이 불편하다는 점, 그리고 유럽에서 자유여행에 가이드를 붙여 다니면서 가이드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브라우니 가이드 님은 내가 알고 싶어 했던 배경 지식을 많이 알려주셨다. 특히 프리젠테이션을 하시면서 지식을 전달해주셔서 귀에도 눈에도 쏙쏙 들어왔다. (다만 아쉬운 건 사람들이 앞자리를 많이 차지하셔서 맨 마지막 날에 좀 한산해지고 나서야 앞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천섬 볼트 성에 관한 일화, 성 안느 성당에 얽힌 개인적인 경험, 영미 전쟁에 대한 이야기 등등. 이외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지금 내 수첩에 적혀 있지만 이하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어쨌든 브라우니 가이드 님과 다니면서 여행을 다닐 때 배경 지식이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한 내 생각은 더욱 견고해졌고, 가이드가 어떤 사람인지가 여행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특히, 열정적인 가이드가 얼마나 여행의 추억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말이다.

"우리들의 추억을 위하여!"라고 말하며 열정적으로 알고 계시는 모든 것을 설명해주려고 하시던 가이드 님, 저희들의 사진을 위해서 몇천 번이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셔터를 누르시던 가이드 님, 피곤한 사람들의 기운을 북돋아주기 위해 싸이 노래를 틀고 춤추시던 가이드 님이 있었기에 바쁘지만 즐거운 투어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처음에는 여행 중 예상치 않게 친해진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혼자이면서도 혼자가 아니었던, 몇 배로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었다. "브라이언의 버스에 탄 이상 모두 브니의 가족"이라고 하셨던 말이 꼭 이루어진 것만 같았다.

처음엔 좀 정신 없고 소란스럽지만 (하루만 지나도 완벽하게 적응 가능하다) 격의 없고 친근한 사람들과 여행을 하고 싶으신 분들, 많은 배경 지식을 얻으며 의미 있는 여행을 하고 싶으신 분들, 예상보다 더 즐거운 추억을 쌓고 싶은 분들에게 OK 투어 브라우니 가이드 님과 여행하시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해 드린다. 여행 경험은 많지 않지만 (태국 - 너무 어려서 잘 기억 안남, 중국 베이징, 시안,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동부 정도?) 브라우니 가이드 님은 내가 만나본 가이드 중 두 손가락에는 꼽히는 가이드 님이니까 후회할 일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투어 성격이 달라서 우열을 매기긴 어렵다.)

여러모로 캐나다 여행은 날씨가 맑으면 풍경이 정말 아름다워서 힐링 힐링하는 기분이었다. 특히 투어하는 동안은 날씨가 꽤 좋아서 행운이었다. 날씨가 너무 아름다워서, 풍경이 참 예뻐서, 함께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행복했던 시간을 되돌아보며 추억의 병을 여미고 이만 일상으로 돌아가야겠다.






한국의 하늘 아래서,
스테이시